[12d] 제일병원 안녕 ~ 2호 이야기

2호는 출산 12일째에 퇴원했다.
계면활성제라는 만병통치약의 도움으로, 순식간에 호흡, 혈압, 맥박이 안정화되었다.

고칠수 있다면 뭐든 다 괜찮은거다.

기도에서 인공호흡기를 빼고, 산소호흡기를 제거하고, 마지막에 인큐베이터에서 나올때까지
2호는 조금씩 튼튼해져 가는게 보였다.

무표정, 남성스러운 얼굴선, 강인한 체력.  
게다가 O형이시다. 
운동선수 시켜야될까보다. 

내리 둘을 임신하고 출산하고  신생아 집중치료실까지 다녔던 제일병원.
이제 다시 올 일이 없을 것 같다.
고마웠어. 
안녕!

2호도 신생아 집중치료실 2호 이야기

신생아실에서 전화가 왔다. 호흡이 불안정하니 집중치료실로 옮겨서 관찰 하겠다는 전화였다.
"관찰" 무서운 말인거 알지만, 제일병원 시스템에 상당한 믿음이 있는 나로서는. 별일 있겠나 싶었다.
가서 보겠다고 하니, 처치가 끝나고 관찰 결과가 나오면 연락드리겠다고 한다.
그렇게 분만 당일이 지나갔다.

다음날 오후, 집중치료실에서 전화가 왔다. 교수님이 면담하자고 하니 즉시 내려오라고 한다.
불안하다. 그럴일이 없는데.. 순산했는데.. 
두려운 마음으로 집중치료실로 가봤더니..
2호는 눈을 감고 기도 삽관을 하고 수액을 달고 심전도기를 달고 힘겹게 호흡하고 있었다.
그것도 제일 위중한 아이를 관찰하는 자리에서!

채경이때 기억이 났다. 채경이도 저 자리에서 시작했다.
점점 나아질수록 뒷자리로 옮겨주고
퇴원할 무렵에는 저기 구석자리로 간다.
거기 갈때까지 맘고생이 얼마였나... 기억이 났다.

선생님 등장.
채경이때보다 훨씬 중하다고 한다.
배꼽 동맥관 시술을 하고, 계속 안 좋으면 계면활성제 치료를 하겠다고 한다.
별의별 동의서에 다 사인을 하고 나왔다.

기도삽관이 얼마나 중한 상황인지 검색해보고서야 알았다.
인공호흡기와 산소 치료가 다르다는 것도 알았고,
주사나 약도 모자라서 배꼽 동맥으로 바로 약을 주입하는 것도 무척 엄중한 상황에서 하는 거란다.

미숙아도 아닌데, 계면활성제치료가 들을까?
폐가 약한 이유가 뭘까.
아, 모르겠다.

나의 원죄가 무엇일까.
폐가 약한 것은 (폐의 순환기적 기능을 생각하면)
부모가 임신중에 지나치게 금전적으로 고민이 많았거나, (시)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없었거나 그런거란다.
 
내가 반성하고
금전적으로 고민을 훌훌 다 날려버리고 여유롭게 생각하고
아버님을 더 공경하면.

우리 2호가 더 빨리 나을까?

2호 출산 2호 이야기

2011.8.20일 출산 예정.

출산 휴가는 8월 1일부터 냈다. 배가 유난히 크고 쳐져서 걸어다니는 것도 힘들었지만, 채경이랑 노는 게 재밌어서 앉았다 일어났다 뛰어다니다 킴스클럽도 가고 근처 공원도 가고 커피집도 다니고, 씩씩하게 다녔다. 오전에 갈땐 야심차게 둘이 가서, 정오가 지나 돌아올땐 너무 더워서 아빠나 이모에게 구조 요청을 했다.

외식을 하면 밥을 어른공기로 하나 다 먹는 채경이를 위해서 우린 날마다 파스텔 Xin에서 저녁을 먹었다. 채경이랑 나는 아빠가 퇴근할 무렵 더위가 한풀 꺾일때쯤 나와서, 저녁 먹고 산책하고 커피마시고 집에 들어왔다. 셋이 함께 걸어오는 밤산책길. 행복했다.

오전엔 틈틈히 2호의 배넷저고리, 속싸개, 기저귀, 수건들을 빨아두었다. 다행히 올여름 무섭게 내리던 비는 8월이 되서 잦아들었다. 뽀송뽀송하게 빨래가 마르면 이불도 빨고 아기침대도 빨고 카시트도 빨고 하나씩 준비했다.

이렇게 한가롭게 산 게 딱 일주일이다. 지나고 보니 너무나 짧았다.
8일 아침부터, 정확히는 7일 부터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 앉아있기 힘들고 허리도 아프고 배도 아팠다.
8일엔 침대에 누워 일어나지 못했다. 아줌마가 오셔서 채경이를 봐 주셨지만, 엄마 찾아 방에 뛰어들어오기를 몇번.
이모가 수업끝나고 와서 구조해 준 사이, 난 병원으로 출발.
왜이렇게 몸이 힘든지 물어나 보고 와야지 하고 떠난 길.

주치의는 바로 입원 명령을 내렸다. 30% 진행됐단다.
나 아직 삼겹살도 못 먹었는데. 채경이한테 동생 낳으러 간다고 인사도 못하고 왔는데.
그럼 오빠 만나서 저녁이라도 먹고 입원하겠노라고 했다가 바로 거절당하고 입원. 그게 5시.

배고프다.
첫애같으면 30% 진행되면 바로 무통주사 놔주던데.
이번엔 진통이 와야 놔준단다.
유도분만 경험밖에 없는 나는 자연진통이 어떻게 올지 알 수  없다.  
9시쯤 희미하게 규칙적인 배아픔이 느껴진다. 간격은 짧아지고 배아픈게 좀더 분명해진다.

드디어 무통주사를 맞고, 가족분만실 입성.

그래프에 진통은 계속 찍히는데, 진행이 안된단다.
무통 주사 기운이 퍼져서 몽롱하고 기분좋은 나는 그냥 잠자기로 결심.
우리는 아침 7시까지 편안하게 잤다.

9일 아침 7시. 무통 주사가 끝나서 진통이 느껴졌다.
진행은 아직도 30%
다시 무통 주사 병을 교체해줬다.
노산이라고 분만할때까지 무통 맞으면서 낳으란다.

수십번의 내진과 양수 파수에도 끄떡 없이 30%.
그래서 촉진제 투하. ㅠㅜ
아, 그런데 무통이 듣질 않는다. 고통이 생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유도분만때 촉진제는 정말 죽을듯한 진통이 간격도 없이 쏟아졌었는데,
진행중 촉진제 투여는.. 참을만 했다......... 잠시동안은.

9시쯤. 다 열렸으니 힘주는 연습을 하라고 했다.
어렴풋이 채경이 낳을 때 기억이 날듯말듯.
진통이 올때마다 힘을 주니 좀 덜 아픈것 같았다.
소리도 별로 안 낸것 같다.

10시 30분. "분만상 준비해주세요"  하자
초록색 이불이 등장하고 열댓명의 의료진이 순식간에 쏟아져들어왔다.
뭔가 굉장히 다들 바빠보였다.

주치의가 와야 아이를 낳는다고 힘을 빼라고 한다.
엄마가 11시 넘어서 낳으면 아이 사주가 아주 좋다고 했는데...
주치의가 늦는 바람에 난 힘 빼느라고 너무 힘들었고,
우리 2호는 11시 4분을 찍고 태어났다. 3.57kg 딸
어쨌든, 고마워요. 선생님. 좋은 사주 주셔서..

내가 생각해도 정말 퍼펙트한 순산이었다.
우린 채경이때 응급상황이라서 못 해 본 걸 다 했다.
아빠가 탯줄도 자르고, 첫울음 동영상 녹화도 하고, 내 가슴에 2호를 올려주는 것까지..

순산했다고 자랑자랑하고, 
자연분만이 더 낫구나 하는 게 둘째 되니 느껴진다며, 펄펄 날아다녔다.




2011.3.9 얼마만인지 노마의 나비잠

회사에서 이글루 사이트를 막아서 그간 틈틈히 했던 블로깅을 할 수 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쓴게 18개월때였고 그로부터 3개월이 흘렀다.

긴 겨울이었다.
유난히 올해 겨울은 너무 추워서
채경이는 겨울내내 집안에만 갇혀있었다.
그러다보니 활동량이 적어서 그런지 잠도 늦게 자고
그마저도 점점 더 늦어져서 1시가까이 되어야 잠이 들었다.
밥과 생선과 김과 콩나물국/미역국만 먹고 있고 (여전히)
우유를 좋아하게 되었고
하루야채키즈도 먹기 시작했고
딸기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바지를 혼자 입겠다고 들고 다니고
물도 우유도 컵에 손을 못대게하고

엄마에 대한 애착도 강해져서
잘때도 꼭 안고 자고
깨서도 안보이면 울고
출근할때 울고

암튼 블로그를 옮겨야겠다. 회사에서 열리는 곳으로.  답답해서 원......




2010.12.10 맴매라니 (+ '마미') 노마의 나비잠

아침부터 맴매 맴매하길래 이건 또 뭐야 하면서 불안한 마음. 누가 채경이 맴매한다고 말하나 싶어서 가슴이 쿵쾅쿵쾅.
그러다가 Mommy가 써있는 스펀지블럭을 들고와서는 맴매 맴매 하길래
아~  마미 한거야?  했더니 그렇다고 또 맴매 맴매 한다.

불어 좀 가르쳐주라고 노래를 불렀건만 이모는 자꾸 영어단어만 가르쳐준다.


오늘은 휴가를 내고 이모와 함께 백화점에 가서 장을 보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라 주었다.
앞머리를 뱅스타일로 잘라 주었는데, 그냥 딱 보면 몽실언니다. 이모는 이게 요즘 트렌드라며 뱅스타일을 적극 권유했고 나도 그냥 그러자고 했는데, 아빠가 와서 "집에서 머리 잘랐어?  몽실언니자나" 이런다.
근데 한참보면 귀엽긴 하다.  ^^;;;;;;
괜찮아 머리 금방 자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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